

[딜사이트경제TV 김현진 기자] 건설업계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분양경기 침체로 건설사의 매출채권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분양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누적된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설사의 유동성 대응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1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건설: 장기화되는 업황 부진, 커지는 유동성 우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택 및 분양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기조하에서 올해에도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방의 경우 저조한 수요기반과 누적된 공급과잉으로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분양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사원가 상승과 해외사업 등의 예정원가 조정으로 건설사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매출채권을 비롯한 운전자금이 누적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매출채권이 건설사 차입금 확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건설사 합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도 지난해 말 기준 27조9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1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매출채권 증가세 주요 원인으로 ▲준공임박물량의 집중 ▲공사비 상승 ▲분양경기 부진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2020년 말 대비 약 2배에 이르는 매출채권의 가파른 확대에는 장기화되고 있는 분양경기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방 주택과 비주택을 중심으로 분양실적이 저조한 현장이 늘어나고 기착공 현장 중 분양일정을 연기하거나 후분양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속출하며 분양수입금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장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매출채권 회수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일부 건설사의 유동성 대응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매출채권 회수가능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통상적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75% 분양률'에 도달하지 못한 현장은 약 16%로 집계됐다. 착공 이후 분양을 개시하지 않은 분양 모든 현장을 포함하면 그 수치는 26%로 상승한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준공 이후 단기간 내에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는 매출채권 미회수 익스포저를 5조1000억~8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도급액의 4~7%, 분석 대상 건설사의 지난해 말 합산 자기자본 대비 12.8~21.8%에 달하는 수준이다.
건설사의 PF 보증규모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방 분양경기 침체, 장기 미착공 현장의 본PF 전환 및 착공 지연 등으로 PF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다수의 중소 건설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가운데 신용등급 'BBB-'~'A-' 등급 건설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중소건설사의 부실화는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측면에서 일정 수준 불가피한 점이 있다"며 "지방 건설사 위주의 신용위험이 점차 천국 기반의 상위권 건설사로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중견 건설사도 조달여력 한계와 유동성 부담으로 재무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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