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5월 3일 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경제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나영 기자] 올해 취임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첫 실적 발표에서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부진했던 지난해 대비 1분기 순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호실적 기조를 이어가 올해는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KB금융지주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64억원으로 전년동기(3895억원)대비 163.5%, 직전분기(6339억원)대비 61.9%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홍콩 ELS 손실 배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해 순이익이 급감했으나 올해는 이같은 악재를 털고 실적이 크게 늘었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도 개선됐다. 1분기 ROE는 11.06%로 전분기 대비 2.2%p(포인트) 상승했고 ROA는 0.73%로 0.16%p 올랐다.

1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5967억원으로 전년동기(2조5529억원)대비 1.7%, 직전분기(2조5753억원)대비 0.8% 증가했다.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 우려에도 원화대출금이 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원화대츨금 잔액은 367조원으로 직전분기(364억원) 0.9% 증가했다. 특히 1분기 가계대출금 성장률은 1.3%로 직전분기 0.3% 대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6%로 전년동기(1.87%)대비 0.11%p 하락했으나 직전분기(1.72%) 대비 0.04%p 상승했다.
CIR(영업이익경비율)은 38.8%로 직전분기(43.3%)대비 4.5%p 하락했다. 이는 경영효율성 지표로 숫자가 작을수록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긍정적인 수익성 지표 대비 건전성 지표는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올 1분기 NPL(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0%로 전년동기(0.33%) 대비 0.07%p, 직전분기(0.32%)대비 0.08%p 상승했다. 연체율 또한 0.35%로 전년동기(0.25%)대비 0.10%p, 직전분기(0.29%)대비 0.06%p 올랐다. 1분기 CCR(대손충당금전입비율)은 0.24%로 전년동기(0.11%) 대비 0.13%p, 직전분기(0.10%)대비 0.14%p 상승했다. CCR은 수치가 낮을 수록 손실 흡수 능력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지킨 것과 달리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리딩뱅크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올 1분기 KB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9% 증가한 1조697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 대비 12.6% 1조4883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의 순익을 웃돌았다. 하지만 이 기간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21.5% 증가한 1조1281억원을 기록, KB국민은행 보다 많았다.
2021년 이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준 KB국민은행은 올해 4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 행장은 올해 1월에 취임 직후 감사 조직을 개편하고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신설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한 바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영업으로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위험 업무에 대한 점검과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를 병행 중이며, 준법감시인 산하에 'KB책무관리실'과 상시감시 조직을 신설했다.
이 행장은 "임직원 모두가 '휘슬블로어(내부고발자)'라는 마음으로 눈치보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국 13개 지역그룹에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임직원 평가에도 내부통제 지표를 반영하며 현장 중심의 통제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에서는 올 들어서만 두번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22억2140만원, 이달 KB국민은행 내부 직원의 업무상 배임으로 21억8902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있었다.
한편 이 행장은 서울 선린상업고,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1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해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냈으며,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을 거쳐 KB생명보험 대표, KB라이프생명보험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이 행장은 지주와 은행, 비은행 계열사 요직을 넘나들며 영업관리 능력 등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CFO(최고재무관리자) 출신 답게 숫자에 밝고 꼼꼼한 ‘원칙 주의’ 스타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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