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4월 23일 16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삼성전자의 현금창출력은 지난해 반등했다. 다만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생산시설 등 유형자산을 활용한 생산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까닭이다.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쉘 퍼스트(클린룸 건설 후 설비투자)' 전략 역시 실패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75조35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나 증가했다. 더불어 이 회사의 EBITDA 마진은 지난해 25.0%로 1년 전인 17.5%보다 무려 7.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EBITDA마진은 최근 10년(2015~2024년)간 평균 마진율 26.8%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삼성전자가 예년 수준의 현금창출력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익성과 달리 삼성전자의 생산성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다만 업력이 긴 제조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원가 혁신은 한계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능력을 개선하지 않는 한 수익성을 확대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생산성을 가늠할 수 있는 유형자산회전율(매출/유형자산)은 지난 10여년간 계속해서 후퇴하고 있다. 2013년 302.9%를 기록했던 유형자산회전율은 지난해 146.1%까지 떨어진 상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유형자산회전율은 2013년 302.9%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 255.0%로 하락했고 이듬해부터 232.0%→220.7%→214.5%→211.2%→192.3%→183.6%→186.5%→179.9%→138.3%→146.1% 순으로 하락세다.
유형자산회전율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배경으로는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쉘 퍼스트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쉘 퍼스트 전략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의 연장선 상에서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늘리는 게 골자다. 반도체 생산공간인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시장 수요와 연계해 탄력적으로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공장을 먼저 짓고 수주 물량에 맞춰 공장의 용처를 확정하고 생산 장비를 투입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D램, 낸드플래시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선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부문에서는 수율 문제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대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대내외 상황과 맞물리면서 반도체 제품 양산 시점이 미뤄지고 공장 완공 및 가동 시점도 연기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는 평택공장 상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물산, 삼성E&A는 삼성전자의 평택 4공장(P4) 하부서편(페이즈1) 마감공사 일정을 지난 3월 31일에서 오는 12월 31일로 연기했다. 삼성전자가 페이즈1 공사 일정을 연말로 미루면서 올해 10월 31일 예정된 상부서편(페이즈3)과 하부동편(페이즈2) 마감공사 기한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택공장 납품사 관계자는 "계약상 문제로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삼성전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평택 공장 현황과 관련해 마감 공사 일정이 지연된 배경이나 정확한 가동 시점 등은 발주처의 경영 계획과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