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3월 13일 14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수연 기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할 경우 플랫폼 합병 없이 개별 운영할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지난해 7월 말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음에도 '티몬'이라는 브랜드명도 변경하지 않을 방침이다.
13일 오아시스 관계자는 "자사는 신선식품 직매입, 티몬은 오픈마켓 형태에 강점을 보이고 있기에 두 개의 유통 플랫폼을 개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자사의 직매입 노하우를 점진적으로 티몬에 인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랜드 인지도에 흠집이 났지만 '티몬'이라는 브랜드명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고, 세부적인 운영 방식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티몬은 지난해 7월,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기업현황을 담은 티저레터를 70개 안팎의 기업에 발송했지만 6개월 넘게 인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급물살을 탔고, 지난 6일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었다.
티몬의 매각 절차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됐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의사를 먼저 보인 수의계약자와 계약 후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티몬의 공개입찰에 대해 이 회사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어떠한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라고 밝혔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입찰에 어느 회사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오아시스가 티몬을 점찍은 이유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현재 오아시스의 활성화 회원수는 200만명, 티몬은 5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G마켓(625만명)과 11번가(761만명)와 비슷한 규모다. 즉 오아시스의 직매입 풀필먼트 서비스를 티몬에 적용하면 온라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인수에 나섰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더불어 2조원의 몸값을 자랑하던 티몬을 헐값에 인수할 수 있다는 점도 오아시스가 군침을 흘리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티몬의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티몬의 청산가치가 136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각가가 2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오아시스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본잉여금이 1057억원에 달하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399억원이나 보유하고 있던 걸 감안하면 티몬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 없이 인지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12년 간 흑자 기조를 이어올 만큼 탄탄한 기업이지만 주력 상품이 신선식품에 국한돼 있고 배송 지역도 한정적이라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인 반면, 티몬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오아시스 입장에선 티몬의 인지도를 활용하면 유통 네트워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아시스의 계획대로 티몬과 시너지를 창출하면 숙원인 기업공개(IPO)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가 11번가 인수 실패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전에 나섰으나 거래조건에 이견이 있어 매각이 무산됐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11번가 측에서 먼저 인수 제안을 했고 담당자와 한 번 만나서 짧게 얘기했지만, 추가 논의는 없었다"며 "이번에도 티메프 쪽에서 인수 제안서를 보내왔고, 협상 조건이 맞아떨어져서 조건부 계약을 채결했을 뿐 11번가 인수 실패에 대한 대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메프는 인수 금액 부문에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티몬만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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