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김인규 기자] 포항시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음식물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시설(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 사업이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에 발목 잡혀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4년 영산만산업의 음식물류폐기물 위탁처리 대행기간(2020년 6월) 종료를 앞두고 신규시설 설치 후보지 고르기에 나섰다.
2016년 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 설치계획 수립 용역을 근거로 2019년에는 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지원근거인 폐촉법 조례를 개정하고, 그해 12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후보지 5개 지역을 결정했다. 2020년 4월에는 후보지 5개소를 대상으로 입지타당성 조사용역에 착수해 그해 9월 중 입지선정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대상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됐다.
이후 시는 입지결정 주변지역 지원규모(기금조성)를 주민편익시설 시설공사비 10%이내(30억~40억), 주민지원기금 음식물처리수수료 수입금의 10%이내(6600만원~2억2000만원), 주민숙원사업 20억원 등 인센티브를 걸고, 2021년 최종 후보지 두 곳을 발표했다. 1순위 남구 철강공단 내에 위치한 옛 포스코건설 본사 부지, 2순위 청하농공단지 인근 부지를 선정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인근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돼 포항시의 신규음식물류폐기물시설 사업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시 자체 용역을 통한 입지선정으로는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현실에 부닥친 셈이었다.
2020년 5월부터 청주 그린웨이에 위탁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120억원 이상으로 신규음식물처리시설 설치가 시급하다는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포항시는 2022년 사업추진 방향을 공모로 전환했다. 그해 11월2일부터 12월30일까지 2개월간 입지 후보지 공개모집을 위한 읍면 지역 순회 설명회를 시작했고, 공모 결과 남구 장흥동(제철동 727번지 외 3필지), 북구 청하면(상대리 25-4번지 외 13필지), 동해면(발산리 549번지 외 3필지), 죽장면(침곡리 산27-4번지 외 1필지), 흥해읍(흥안리 134번지 외 6필지) 등 5개 지역이 유치를 희망했다.
그러나 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과 포항에코빌리지(자원순환종합타운), 추모공원까지 유치를 희망했던 죽장면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3개 사업 모두 유치를 포기해 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 후보지는 4개 지역으로 좁혀졌다.
시는 2023년 8월29일 6차 입지선정위원회를 열고 음식물폐기물시설 입지 공모에 접수된 4개 지역에 대한 타당성조사용역 결과를 토대로 1순위 흥해읍, 2순위 청하면, 3순위 제철동, 4순위 동해면을 우선순위로 발표했다. 시는 2023년 3월 전문용역기관에 입지 타당성 조사용역을 의뢰해 타시군 사례, 입지선정위원회 의견, 현장답사 등을 반영한 5개 기준항목과 33개 세부평가항목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시의 방침에도 1순위로 결정된 흥해음식물쓰레기처리장 반대대책위원회(흥해 대책위)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반발했다.
흥해 대책위는 “우리는 지금까지 입지선정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위원은 누구인지, 회의는 어떻게 진행 되는지, 평가항목과 배점은 어떠한지 등 투명성이 결여된 진행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입지선정위원회는 깜깜이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졸속적이고 정치적인 입지선정 결과를 추호도 수용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포항시가 흥해읍민들의 의견을 무시한채 추진을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고, 이후 발생할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포항시에 있다”라고 경고했다. 흥해 대책위의 강경 대응은 향후 최종 후보지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는 현재 최종 후보지 선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에 있다. 초안이 마무리되는 과정으로 조만간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실행될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진행과 함께 빠른 시일 내 주민설명회(시내 적의장소) 등을 열고 시민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종후보지 선정에서 가장 핵심 사항인 ‘주민수용성(찬반)’을 염두 해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룡포 읍민들의 찬성으로 확정된 추모공원이 한 예다. 포항시와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024년 6월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공원 7개 신청지에 대한 현지 실사와 입지타당성, 주민들의 유치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구룡포읍 눌태리 일원을 최종 후보지로 확정했다. 읍민들의 유치 의지가 반영된 주민수용성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음식물폐기물시설 최종 후보지 결정도 주민수용성 여부가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관계자는 “최종 후보지 선정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초안이 완성되는 과정에 있다”면서 “최종후보지 결정에는 주민수용성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신규음식물류폐기물시설(바이오가스화)은 1만2000㎡ 이상의 면적에 하루처리 용량 200톤 규모로 약 66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시는 내년 상반기 중 입지를 선정해 2027년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운영은 약 20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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