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서비스인 'AI 구독클럽'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달만 해도 모바일, 태블릿, AI PC 등 새로운 품목을 추가했고, 하반기에는 인공지능 기반 반려로봇인 '볼리' 추가도 검토 중이다. 국내 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품의 공세와 미국의 보복관세 등 3중고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삼성전자도 소비자 확보를 위해 구독서비스로 구매 장벽 낮추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추가된 모바일과 태블릿의 경우 업계에서 구 서비스로 접할 수 없었던 제품"이라며 "자사만 가능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 엔지니어들을 통해 수리와 케어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차별화 된 구독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장고를 거듭했다. 지난해 2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경우 구독 사업 관련 경력자 채용을 진행했고, 9월에는 ▲시장 트렌드 기반 품목·경로별 판매 시나리오 수립 ▲구독용 상품·패키지(Package) 기획, 프라이싱(Pricing) 전략 수립 ▲구독상품 매출·손익 관리 등 구독서비스 한국 총괄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더불어 90% 이상을 AI 제품으로 구성할 만큼 공 들였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을 낮추기 위해 요금제도 올인원(제품+케어)과 스마트(케어) 등으로 다양화 했다.

삼성전자가 구독서비스 확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가전사업부의 성장 둔화를 타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의 모바일과 가전을 담당하는 DX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17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조4000억원으로 12.4%나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가전 시장은 포화 상태에 빠져 있고, 국내외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일례로 샤오미의 경우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며 스마트폰과 TV 등의 영역에서 시장영향력을 빠르게 확대 중이고, 로보락 같은 기업은 삼성전자의 안방과도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압박 중이다.

최대 매출처인 북미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글로벌 1위 가전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고, 그 일환으로 구독서비스를 점찍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결정은 경쟁사를 통해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구독서비스를 시작한 LG전자만 봐도 2022년 해당 서비스로 855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조1341억원으로 전년보다 33% , 2024년 2조원으로 2년 새 연평균 54.4%나 급증했다. 이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과 달리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면 초기 부담이 낮다 보니 신규 소비자의 유입이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자 역시 가전사업부의 성장을 위해선 신규 소비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구독서비스다 보니 공격적 확장에 나서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구독클럽 론칭 당시 밝혔듯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AI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독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번 AI 구독클럽 출시로 'AI=삼성' 공식을 완성하며 전 영역에서 '모두를 위한 AI'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