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SK스퀘어가 반도체 빅딜에 나서기 위해 최대 3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주름잡는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해 반도체 중심 투자전문회사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기 위함이다.
SK스퀘어는 수익성 낮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SK스퀘어의 이익잉여금은 2조4207억원으로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춘 상태다. 축적된 이익잉여금을 활용하면 외부 차입 없이도 빅딜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이익잉여금은 회계상 자본 계정에 속해 실제 현금으로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미회수채권이나 재고자산, 시설투자 등의 형태로 이익잉여금에 녹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려면 비유동 자산을 매각하거나 현금배당, 주식발행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SK스퀘어가 선택한 방식은 비핵심 자산 매각이다. 실제 이 회사는 SK쉴더스(8600억원), 크래프톤(2600억원) 등 자회사 보유 지분을 매각해 수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바 있다. 올해도 반도체 분야에 투자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SK스퀘어 투자 자산은 11번가, 콘텐츠웨이브, 원스토어 등이다. 하지만 이들 비핵심 자산이 부진한 성과를 내면서 원매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 자산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배당금 수익도 SK스퀘어의 투자 재원 확보에 한몫 거들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지분 20.1%를 보유한 SK하이닉스로부터 연간 약 1750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 SK하이닉스가 주당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 조정함에 따라 연간 배당금 수익은 219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관계자는 "현재 1조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 상태로 SK하이닉스 배당금 수익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3조원까지 자체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며 "SK스퀘어는 회사채 발행 등 레버리지 활용 없이 내부 자금을 기반으로 투자 재원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스퀘어는 반도체 영역에서 기회를 발굴한다면 즉시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을 갖췄다"며 "책임감 있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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