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진했던 흐름과는 반대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가 그간 조정을 받은 만큼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고,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1.31포인트(0.85%) 상승한 2536.8로 장을 마감했다. 연초 대비 5.75% 오른 수치다. 특히 SK하이닉스가 29% 가량 급등하며 지수 상승세를 주도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 밀려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해 7월 한때 2900선을 넘봤지만 8월 블랙먼데이 이후 2400선 아래까지 미끄러졌다. 2400선 내외에서 등락하던 코스피는 결국 2399.49포인트까지 밀리며 2024년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하반기 코스피에서만 21조1434억원을 순매도 했다. 블랙먼데이 이후로 보면 22조4305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외인들이 코스피를 떠난 원인으로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기업들의 컨센서스 하락을 지목하고 있다. 여기에 연말에 발생한 계엄령과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 불안정, 이에 따른 환율 상승도 악재로 봤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가 회복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스피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간 하락을 주도했던 외인 역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코스피에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만큼 하락할 요인은 소화됐다고 본다”며 “가격 측면에서 저렴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으론 상승이 제한되지만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점치는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가 단기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지만 저항대를 돌파, 점진적인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고 있고 고점대 확인은 필요하지만 (환율의) 조정 국면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는 각종 악재로 부진했고 오랜 시간 조정을 겪어왔다”면서도 “코스피는 약세 압력에서도 2400포인트 이하에선 강한 복원력을 나타냈고, 불리한 변수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하단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반등을 예상하기는 이르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비중 확대를 고민해볼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박승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3~4월 수출 증가율이 반등하면서 상승세로 추세 전환될 것”이라며 “저점을 높여가며 조정 구간을 벗어나고 올해 2월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조정의 끝 무렵”이라고 평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최근 세미나를 진행하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효과를 언급했다. 밸류업 공시 직후 단기적인 초과수익률이 관측됐고,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는 것. 금융당국도 최근 정치 불안정과 무관하게 밸류업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국내 투자자 이탈 현상은 악재라는 평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인투자자, 그중에서도 젊은 층의 국내 이탈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해외주식과 특히 대체자산으로 수요가 분산됐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행보도 변수다.
김대준 연구원은 “향후 국내 시장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트럼프 취임 이후 제정·통화정책이 전망과 다르게 변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채권 공급을 어떻게 결정할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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