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한나연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4위 현대엔지니어링의 공사미수금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자금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외 대형 사업장 공사대금 미지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다행히 현금 곳간은 양호한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측 역시 공사미수금 규모에 대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채권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2조2307억원이다. 이는 2023년 12월말 1조8291억원 대비 22%나 증가한 금액이다. 미청구공사채권 역시 증가 추세다. 해당 채권은 1조6236억원으로 같은 기간 13.3% 증가했다. 이에 따른 미청구 공사비 비율은 작년 9월말 기준 32.3%로 통상 건설 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보는 25%를 상회했다.
건설사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채권은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다. 공사를 진행해 발주처에 청구했지만 돌려받지 못하면 매출채권,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면 미청구공사채권으로 인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미수금 확대는 해외 대형 사업장의 공사대금 미지급 영향이 컸다. 실제 우즈베키스탄 GTL(Gas To Liquid) 플랜트의 경우 지난 2014년 계약해 2020년 4월 준공했음에도 801억원을 받지 못해 매출채권으로 인식돼 있다. 아울러 2019년 계약한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Polimery Police PDH/PP Project) 사업 역시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나 1689억원이 3분기 미청구공사채권 금액으로 반영됐다.
다만 받지 못한 공사비가 쌓이고 있긴 하지만 이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에 '돈맥경화' 등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유동비율만 봐도 작년 9월말 기준 159.8%에 달했고, 보유 이익잉여금(2조6800억원)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1조7000억원) 역시 막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공사 미수금 규모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사업별 대금 회수 계획을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발주처 등과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1월 기아 재경본부장을 지낸 주우정 사장을 대표로 새롭게 선임했다. 주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실행력 있는 풀이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내 궁극적으로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으나 현금흐름 및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 만큼 주 대표는 올해 무리한 수주보다는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 재무 안정 및 내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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