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신현수 기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 회사 밸류업 계획의 최대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2027년까지 최소 24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해당 자금을 활용해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같이 확실한 지배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져서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당배당금을 최소 4000원으로 설정하고, 점진적 확대를 통해 2027년 5200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7년까지 자사주도 매년 20만주 이상씩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건 5년 새 주가가 반토막난 가운데 배당 재원으로 활용가능한 이익잉여금은 막대하게 쌓여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17일 기준 이 회사의 주가는 2020년 1월만 해도 주당 32만500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13만2300원으로 58.7%나 하락했다. 반대로 배당 재원을 활용가능한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7779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35.5%나 증가했다.
㈜신세계 유통주식수가 922만6339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까지 3년간 최대치인 주당 5200원을 배당할 경우 1439억원이 필요하다. 이는 지난해 9월말 보유한 이익잉여금의 4%에 불과한 금액이라 재무적으로 부담스러운 규모는 아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배당 확대가 주주가치 제고 목적도 있겠지만 이 회사 최대주주인 정유경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돕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의 이러한 해석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를 볼 때 정유경 회장 역시 빠른 시일 내 독자경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모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 중이던 이마트 지분 전량(10%, 278만7582주)를 2141억원에 매수한다고 밝혔다. 즉 정유경 회장 역시 정용진 회장처럼 독자경영에 나서기 위해선 이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신세계(10%, 98만4518주)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만큼 배당 확대가 실탄 확보 목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신세계의 계획대로 배당이 확대되면 이 회사 지분 182만7521주(18.56%)를 보유한 정유경 회장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최소 241억원, 최대 285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금액을 고려하면 정 회장은 오빠처럼 모친의 지분을 전량매입하는 대신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법인세법상 친족 간 경영권 이전을 동반하는 지분거래 시 주당 20%의 할증이 붙는다. ㈜신세계의 지난해 12월 평균 주가(13만2930원)에 20%를 할증하면 정유경 회장은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 중인 이 회사 주식을 주당 15만9516원에 매입해야 한다. 이럴 경우 정 회장이 필요한 자금은 1570억원이 넘는다. 반면 정 회장이 이 명예회장의 지분을 증여 받으면 내야 할 세금이 75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즉 정 회장의 현금사정 등을 고려하면 부담이 절반수준이 증여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은 본인이 사업을 이끌어가고 싶은 의지가 강한 반면, 정유경 회장은 이명희 총괄회장과 경영 관련 세세한 부분까지 의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정유경 회장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여를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에 정유경 회장의 지분매입 계획 등을 문의했으나 "정해진 게 없다"고 짧게 답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