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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백 투 더 아날로그’
딜사이트경제TV 이승석 기자
2024.12.26 16:40:29
애플의 '아이폰16' 이미지(출처=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의 '아이폰16' 이미지(출처=애플 공식 홈페이지)

[딜사이트경제TV 이승석 기자]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올 초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에 생성형 AI 모델 ‘갤럭시 AI’를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애플도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한 소프트웨어를 발표하는 등, 올해 스마트폰 업체들 간 경쟁은 AI에서 시작해서 AI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과 달리, 올해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에는 오랜만에 하드웨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 없었던 ‘카메라 컨트롤’ 버튼이 측면에 새롭게 추가됐다. 오직 카메라 촬영만을 위한 버튼으로, 핸드폰을 가로로 놓고 잡으면 실제 카메라에서 셔터를 누르는 방법과 비슷하게 촬영할 수 있다.


점점 물리 버튼을 줄이는 마당에 오히려 하나 더 늘린 셈인데,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두고 호불호가 갈린다. 가장 흔하게 제기되는 불호 의견은 버튼 조작법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과  ‘심플’을 추구했던 애플답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없어도 전혀 불편함 없었던 카메라 버튼을 굳이 추가한 걸까?


◇백 투 더 아날로그

한 달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기엔 믿기 어려웠던 지난 3일의 비상계엄 사태. 역사책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역사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또다른 옛날 문화가 덩달아 소환됐다. 신문사에서 긴급한 뉴스를 전할 때 특별히 발행하는 ‘호외’였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속보를 확인하는 지금 시대에 호외가 무슨 의미일까 싶겠지만, 뜻밖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가 열렸던 여의도의 지하철역 출구에서 시민들이 너도나도 호외를 챙겨 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해 주는 일종의 기념품이 됐다. 


그러자 인터넷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호외를 액자에 넣어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어떤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낡디 낡은 매체인 신문지를 챙기고 있었다.


또 다른 풍경 하나. 세계적인 명품 카메라 브랜드로 잘 알려진 독일의 라이카(Leica)는 올해 9월, 조금 특이한 모델을 내놨다. 디지털 카메라인데, 본체에서 LCD 화면을 빼 버린 것이다. 때문에 사진을 찍고도 메모리 카드를 컴퓨터에 연결할 때까지 찍은 사진을 볼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공식 홍보 영상에 따르면, 옛날 필름 카메라처럼 촬영을 마치고 결과물을 확인할 때까지의 설렘을 재현했단다. 캐치프레이즈 역시 “디지털의 심장에 아날로그의 영혼을 담았다”다. 어쩐지 사서 고생하는 것 같지만, 이 불편을 즐기는 사람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촬영의 결과물보다, 사진을 찍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라이카의 M11-D 모델 이미지. /사진=라이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라이카의 M11-D 모델 이미지. /사진=라이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사라진 ’감각’을 찾아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은 얇은 지층을 쌓아 올리는 일과 같아서, 자신이 쌓은 층 위에 새로운 층이 쌓이면 사람들은 그 아래 깔린 층을 잊는다고. 수백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예술작품과는 달리, IT 기술은 생명력이 짧다는 설명이다.


예술이 아닌 기술은 그렇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이전의 기술은 잊힌다. 최신 기술은 ‘최신’일 때만 그 의미가 있듯, 시간이 지나면 쓸모가 없어진다.


하지만 어떤 기술은 예술을 닮기도 한 것일까? 기술의 발전과 관계 없이 오래도록 살아남기도 한다. 아직도 필름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헐리우드의 거장 감독들 중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쿠엔틴 타란티노, 폴 토머스 앤더슨 등 감독들은 아직도 필름 촬영을 고집하는 거장으로 유명하다.


생각해 보면,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세상은 다양한 감각들로 가득했다. 기사를 읽기 위해 촤르륵 펼쳤던 신문지, 계산대 앞으로 가 지갑에서 꺼내던 지폐의 냄새. 전화를 걸기 위해 들었던 수화기와, 사진을 찍기 위해 조심스럽게 눌렀던 셔터까지.


지금은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가능하지만, 여전히 아날로그의 그 ‘감각’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아이폰16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누르면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아날로그의 감각을 느끼지 않을까?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만큼은, 스마트폰이 아닌 카메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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