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한나연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17년 만에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대건설을 이끌게 된 이한우 대표가 '주택통'이라는 점이다. 이에 주택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표가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삼성물산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15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을 대표이사(부사장)로 신규 선임했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후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년 동안 몸담은 정통 ‘현대맨’으로 ▲건축기획실장 ▲주택지원실장 ▲전략기획사업부장을 거친 후 2022년 전무로 승진해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아 왔다.

다수의 건설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의 파고를 넘어서기 위해 재무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건설이 전임에 이어 이번에도 주택전문가를 수장으로 내세운 것은 그나마 해당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297개사가 90개국에서 427건, 211억1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7%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내년 역시 발주 물량 감소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이익 축소, 건설사 간 경쟁 심화 등에 따른 건설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그나마 상황이 좋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즉 주택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한우 대표를 신규 선임하게 된 것이다.
이 신임대표의 첫번째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올 3분기 매출액은 8조2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의 지속 상승과 현장 안전·품질 비용 확대 등 고정비 부담확대로 114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53.1%나 줄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신임대표 지휘 아래 진행될 주택사업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 그의 첫 시험대가 내년 1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4구역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4구역의 경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2파전으로 치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물산의 브랜드파워를 고려하면 2019년부터 도시정비사업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건설 역시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서울의 상징 '한강'을 더해 한강의 중심이 되는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조합원 100% 한강, 남산, 용산공원 조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제시했다.
현대건설 측은 “한남4구역을 한남3구역의 ‘디에이치 한남’과 연계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한남동 일대에 약 8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구축해 고급 주거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고급 주거 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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